우리는 부모와 자식을 당연히 같은 종(Species)이라고 생각합니다. 교배가 가능하고 생식 가능한 자손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진화론적 시각에서는 조금 더 섬세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유전자는 세대를 거듭할수록 아주 조금씩 변합니다. 부모와 자식 사이에도 미세한 차이가 존재하고, 이 차이가 수천~수만 세대에 걸쳐 쌓이면 결국 종분화(speciation)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 관점에서 보면 현재는 같은 종이지만, 시간 속에서는 서로 다른 종의 시작점이 될 가능성도 있죠.

관점 부모와 자식은 다른 종인가?
생물학적 종 개념 아니다. 완전히 같은 종이다.
진화적 관점 거의 같지만 미세하게 다르다. 시간이 지나면 다른 종이 될 수도 있다.


"종"이라는 경계, 정말 존재할까?

더 근본적인 질문이 이어집니다. 과연 종은 자연 속에서 뚜렷한 경계를 가진 실체일까요?

진화는 본질적으로 연속적입니다. 세대와 세대 사이에는 명확한 단절이 없고, 변화는 점진적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복잡한 생명을 이해하기 위해 교배 가능성, 외형, 유전적 특성 등을 기준으로 구분짓습니다. 이것이 바로 종이라는 개념이 생긴 이유입니다.

그러나 자연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고리종(Ring species)처럼 일부 개체들은 교배가 가능하고, 순환의 끝에 있는 개체들은 교배가 불가능한 사례도 있습니다. 즉, 종이라는 개념은 자연의 흐름을 깔끔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결국 종은 자연 속 실재라기보다는 인간이 이해를 돕기 위해 만든 편의적 구분일 가능성이 큽니다.

마무리: 흐르는 진화 속에서 종은 점선일 뿐

진화는 멈추지 않고 흐릅니다. 그 속에서 부모와 자식은 같은 종이면서도 조금씩 다른 존재로 이어집니다. 오늘날에는 같지만, 수만 년 후에는 완전히 다른 종이 되어 있을지도 모르죠.

"진화는 흐름이고, 종은 그 위에 우리가 그어놓은 점선일 뿐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종이라는 말도 결국 자연 속에서 영원불변한 것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 속에서 언젠가는 흐릿해질 수 있는 경계일 뿐임을 기억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