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우리, 괴리

“내가 부르면 다 좋아할 줄 알았어.” 하지만 친구들은 도망가고, 귀를 막고, 괴로워한다. 그래도 해리는 노래를 멈추지 않는다.

왜일까?

음치 벌새 해리, 노래를 사랑하는 아이

애니메이션 뽀로로의 캐릭터 해리는 벌새다. 작고 깜찍한 외모와는 달리, 놀랍도록 음치다. 하지만 해리는 노래를 너무나 사랑한다. 마이크만 잡으면 무대 위의 주인공이 된 듯 두 눈이 반짝이고, 가슴이 벅차오른다.

문제는, 듣는 이들이 괴로워한다는 것이다. 귀를 틀어막고, 때론 기절하고, 심지어 도망가기도 한다. 이쯤 되면 눈치를 챌 법도 한데, 해리는 오히려 당당하다. “내 노래, 멋지지 않아?”

어쩌면 해리는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자신의 노래가 남들에게는 고통일 수 있다는 걸.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래를 부른다.

자기 확신과 외부 반응의 괴리

해리의 모습은 우스꽝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조금만 시선을 바꾸면, 그 안에는 우리 모두가 겪고 있는 “자기 확신과 외부 반응 간의 괴리”라는 주제가 숨어 있다.

우리는 진심으로 무언가를 좋아하면서도 그것이 세상에 통하지 않을까 봐 주저한다. 반대로, 열정을 쏟은 말과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외면당하거나 오해받는 경험도 한다. 그때마다 우리는 혼란스럽다.

“내가 잘못된 걸까?” “아니야, 난 괜찮아. 그냥 못 알아보는 거야.” 이런 갈등은 어른이 되어도 끝나지 않는다.

그래도, 우리는 부른다

해리는 외면당해도 노래를 멈추지 않는다. 상처받으면서도, 다시 용기 내어 친구들 앞에 선다. 그 모습은 때때로 우스꽝스럽지만, 한편으로는 감동스럽다.

우리도 그런 존재가 아닐까? 누군가에게 나의 진심이 닿지 않아도, 나를 비웃는 반응이 돌아와도, 그래도 내 안의 무언가는 계속 노래하고 싶어 한다.

그것은 욕심이 아니라, 살아 있다는 증거다.

당신의 노래도 괜찮습니다

혹시 요즘 당신의 열정이 외면받고 있진 않나요? 당신의 말, 당신의 감정, 당신의 표현이 누군가에게 거부당한 적은 없었나요?

그렇다면 해리를 떠올려보세요.

그 작은 벌새는, 친구들이 귀를 막아도 오늘도 당당하게 말합니다.

“한 곡 더 부를게.”

그 순수함과 용기가 오늘의 우리에게 꼭 필요한 태도가 아닐까요?

작게, 그러나 진심을 담아

우리의 노래는 크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해리처럼, 진심을 담아 부르면 언젠가 누군가는 귀 기울여줄지도 모르니까요.

그러니 오늘도 조용히, 당신만의 노래를 부르세요.